책이야기 2010/03/02 12:48

2월엔 신작보다는 방 어딘가에 던져놓고 그동안 멀리해왔던, 또는 남의 집(?) 책장에는 이미 다 읽어 구석에 꽂혀 있던 것들을 집어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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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 심장에 남는 사람
EBS <명의> 제작팀 저 | 달

EBS 다큐 <명의> 시리즈 중 18명의 명의를 선정해 책으로 펴냈다.
하나의 전공에 여러명의 명의가 있을 수 있지만 책에는 정형외과, 산부인과, 폐암, 간암, 위암 등 전공이 겹치지 않게 18명의 명의를 선정하여 정리하였다.
이 책에 나오는 의사는 TV나 영화처럼 삐까뻔쩍하지 않다. 제작팀이 여는 글에서 한 말처럼 그들은 하루 4~5시간의 수면과 병원과 환자가 전부이다. 평소엔 밥도 근사한 식당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김밥이나 떡이 전부이다. 이들의 평생은 병과 수술과 싸우는 것이고 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역시 명의는 그냥 아무다 되는게 아니구나... 후아~
400p정도 되는 책에 18명의 내용을 정리하자니 각각의 내용이 무척 짧게 느껴진다. 한명 한명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이 없음이 안타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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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오감소설 칼
이외수 저 | 해냄

이외수선생은 사실 책보다 TV에서 더 많이 접했다.
처음 접한 그의 책이 하악하악이었다. 소설가인 이외수 선생의 소설을 읽고 싶던 참에 동생네집에 가보니 <칼>이 있다. <칼>은 1982년도 작이다.
나이 40에 권고사직을 당한 초등학생 아들과 딸을 둔 가장 박정달씨(작가는 주인공에게 박정달씨라는 호칭을 썼다). 그는 언제나 약자로 살아왔다. 그랬기때문에 자신을 지키려고 어느날 구입한 칼이 계기가 되어 세계의 칼을 모으는 수집가가 되고 칼에 대해선 거의 박사급이 된다. 그는 권고사직 후 최고의 칼을 만들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 대장간을 만든다.
말투가 좀 촌스럽고 상황이 황당하기도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이제 거의 박정달씨의 나이가 되어가는 나 이기에 박정달씨를 이해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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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박범신 저 | 이룸

<빈방>은 6편의 연작소설을 하나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주인공인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들이 각각의 에피소드로 나뉘인 하나의 장편소설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유명한 화가였던 어머니의 유산을 물려받아 용인 어느 시골마을로 이사와 그림을 그리는 '나'. 그러나 주인공 '나'의 그림의 가운데는 언제나 텅 비어있다. 야망도, 결혼도, 꿈도 없는 '나'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이다.
계속되는 '나' 지루한 일상이 읽는 나를 너무 지루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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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전경린 저 | 이룸

어느날 야링거네 집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에 갖고 나온 책이다. 숙취해소용 이랄까...
그동안 황진이는 TV와 영화로 많이 나왔지만 나는 여태 본적이 없다.
조선시대 최고의 기생이라는 황진이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이 책은 황진이의 일생을 다뤘다. 양반가문에서 자랐지만 탄생의 비밀을 알고 기생이 되며, 남자를 만나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자신은 평범한 일상을 누릴수 없는 운명을 깨달아 끝내 도를 깨친다. 기생이지만 그냥 기생이 아닌 황진이가 된다.
아마 조선시대의 풍습만 아니었으면 그냥 양반가의 딸로 살아갔겠지만 그렇게되었다면 우리가 아는 황진이는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큰 클라이막스가 없고 밋밋한 맛이 있어 읽고나서 약간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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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이세욱 역 | 열린책들

이름만큼은 엄청 들어본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책을 처음으로 접했다.
신경정신과 박사이자 천재적인 체스 대명인인 사뮈엘 핀처박사의 죽음.두 기자 이지도르와 뤼크레스는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취재를 시작한다.
큰 단락이 나뉠때마다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하며 소설은 진행된다. 현재 두 기자가 취재를 하며 진실에 접근하면 과거는 그 진실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그 과거가 현재가 되어 과거와 현재가 만난다. 그 진실속에 세상에 밝혀선 안되는 뇌의 기능(?)이 담겨있다.
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른 소설을 찾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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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김훈 저 | 문학동네

문자로 모든 상황을 이렇게 자세히 묘사할 수도 있나?
언어나 문자가 과연 우리 생각의 몇%나 표현할 수 있으며 또 그 생각을 잘 표현하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그러니 대화가 잘 안되고 오해를 하며 말이 생각과는 다르게 나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겠지...
이 책의 주인공(?)은 한국매일신문 기자 문정수, 번역가 노목희, 노목희의 선배로 노동운동을 하다 해망지역으로 떠밀려간 장철수, 오금자, 박옥출, 방천석 등이다.
그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자들이 살아가며 매일 일어나는 사건속에 그냥 그네들이 있을뿐이다.
소설속에 사람들의 대화는 별로 없다. 사건과 일상이 있을 뿐이다.
김훈은 그들의 일상을 그리기만 했다. 그것도 생생하게. 현실에 로또같은건 없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아마도 장철수의 말이 이 책의 모든걸 말해주지 않는가 한다.

......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다. 시급한 현안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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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um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