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전선생 교대점을 떠나기 며칠전 정인이가 잠시 나갔다 오더니 나에게 책 한권을 선물로 줬다. '작지만 강력한 디테일의 힘'
이 책은 경영서이면서 지침서이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것들을 하나하나 콕 집어준다.
1%로 실수로 전체를 말아먹어버린 베어링스 은행, 에릭슨의 예로 시작해 1%의 디테일로 성공을 일궈낸 이야기들. 그리고 기업뿐 아니라 중국의 정치, 행정등에 대해 다른 나라와 비교하며 까놓고 적어 놓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승승장구 하는 월마트, KFC, 맥도널드는 왜 아직 이리도 건재한지 하나하나 예를 들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누구나 인정하는 기획자가 전략을 내고 그 전략에 맞춰 일을 추진하는데도 그동안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기획자는 받쳐주는 사람이 못따라 온다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기획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며 서로 핑계를 댔다.
이 책에서 디테일의 강조는 전략부터 성공 그리고 계속되는 관리까지 어느하나 빠질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실이 그렇다. 이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한거 아냐?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또는 개인이 생각보다 꼼꼼하지 못하다. 그렇게 디테일 없이 일은 추진되고 돈은 줄줄 샌다.
우리는 커다란 것에 눈이 잘 돌아간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어." 라든가 "이 아이디어는 내가 처음이야. 누가 따라하지 전에 빨리 해야해." 등등
그러나 그 생각을 뒷받침 해줄 아주 많은 세부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기대만큼 꼼꼼히 챙기지 못한다.
자신의 생각을, 기획을 성공시키는데는 아마 이 디테일이 관건이 아닌가 한다.
디테일을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나 기업의 대부분은 급하거나 귀찮음을 참지 못한다.
이 책은 가뜩이나 귀차니즘으로 똘똘 뭉친 나에게 정신차리라고 말한다.
앞으로 옆에 놓고 두고두고 봐야겠다.
이 책을 선물해준 정인이한테 다시한번 고맙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이 얼마나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제목인가.
어느날 yes24를 뒤지다 이 책을 카트에 넣었다.
첫장을 열어본건 두달 전이다. 그러니까 내가 전을 부치는 일을 시작하면서 거의 동시에 첫장을 열었다.
출퇴근하는 지하철에서 틈틈히 보다가 트윗을 하면서 이 책은 가방속에 갖혀버렸다.
그러다 다시 꺼내 읽기 시작. 거이 900p의 분량이다. 드디어 책과 함께 두달간의 여정을 마쳤다.
책이 상, 하로 나눠지며 통합 900p에 가깝지만 시간적 배경은 며칠 안된다.
그 많은 분량이 온통 등장인물들의 생각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시점이 지나가는데 몇장이 넘어가기도 한다.
어느 똘끼있는 대학생 라스꼴리니꼬프. 그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선 소수를 죽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폴레옹이나 시저처럼 결국에 승리하는 자는 위대함의 칭송을 받고, 그렇지 않은 자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뿐이다.
그는 다수를 괴롭히는 고리대급업자인 노파를 도끼로 쳐죽인다. 그 현장에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온 정말 착한 노파의 동생까지.
그 후 그는 두려움에 떨며 현실과 이상 속에서 방황한다.
한 인간이 자기만의 이상으로 살인을 하지만 그 후 불안과 초초 등으로 마음에서 불길이 일어나 무너져간다.
자기 자신의 주위는 변하지 않았는데 자기 자신만 변했다.
에필로그에 라스꼴리니꼬프는 꿈을 꾼다. 자기자신만의 논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 모두들 자기 자신만의 논리가 강하기 때문에 어느 조직이건 의견의 일치는 없고 오로지 다툼뿐이다. 서로의 다름에 대한 인정은 없다. 그렇게 세상은 무너져간다.
마지막 라스꼴리니꼬프가 꾼 꿈을 보면서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특징은 모두들 말로, 또는 글로 마음의 표현을 정말 잘한다.
이렇게까지 자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니... 여동생이건 늙은 어머니이건 부랑자이건 모두들 그렇다.
1860년대 러시아의 뒷골목이야기지만 이들이 이야기하는 방식을 보면 부럽기까지 하다.
작가는 등장인물의 아주(정말 아주아주~) 세세한 감정까지 글로 표현한다.
나를 포함해 주위에 자신의 감정을 글로, 아니 말로도 잘 표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은 있지만 제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오해가 생겨나고 그 오해는 또다른 현실을 만들어버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저랬었지하며 라스꼴리니꼬프에게 방의된적이 많다.
그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며 도스또예프스키의 다른책을 카트에 넣어본다.
그런 일을 저지르려고 하면서, 이토록 하찮은 일을 두려워 하다니! - p12
그는 자기가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파멸할 수도 있었고, 스스로 파멸을 자초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등골이 오싹해졌다. - p524
인간은 어디까지 자신의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까. 각자위치에서 나름의 기준으로 감내할 수 있는 고통의 선을 그을 수 있지만 자기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외부의 압력으로 생각지도 못한 고통이 엄습해온다면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것이다.
예전에 고딩동창과 같이 102보충대에 입대했었다. 그 후 소대가 갈라져 볼 수는 없었는데 식당에서 딱 한번 마주친적이 있다. 그때 그넘은 이틀동안 매 끼마다 밥을 세숟가락이상 못먹었다고 한다. 이유는 맛이 없어서... 서로 자대배치 받은 후 편지가 오가기도 했는데, 편지 쓰는걸 보니 이제 밥은 잘 먹는가보다하고 생각한적이 있다. 난 맛있게 먹었는데 말이지.
이 책은 정신과 의사였던 빅터 프랭클이 아우슈비츠 포로로 끌려가 그곳에서 보낸 3년간의 수기이며 작가 내면의 깨달음을 적고 있다. 이 책은 '당신들이 어떤 고통을 받던 나보다 못한 고통이니 행복한줄 아세요.'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어느 고통이던 작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삶의 의미를 찾아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준다.
고통을 숫치로 표시할 수 있을때 100의 고통을 받는 사람이던, 50 또는 20의 고통을 받는 사람이던 각자가 느끼는 고통은 같다고 할 수 있다. 특공대를 나왔건 행정병을 나왔건 방위를 나왔건 내가 얼마나 힘들었냐면 말야... 라고 말하는 군대갔다온 남자들처럼.
빅터프랭클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그렇다고 뭐 정신의학 책은 아니고 읽기 쉽게 적어 나갔다. 아우슈비츠의 끔찍한 경험속에서 작가는 사람들과 자기 자신을 관찰하며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작가는 운명적으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나와 글을 썼다.(실제 가스실로 갈 운명이었는데 간발의 차이로 운명이 갈라졌다) 어떤 운명에 의해 지금 숨을 쉬고 있다면 삶의 의미를 찾았으면 좋겠다. 그건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니까.
역시 삶은 아름다운 것이며 그 출발점은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일단 깨닫게 되면, 생존에 대한 책임과 그것을 계속 지켜야 한다는 책임이 아주 중요한 의미로 부각된다. 사랑으로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나, 혹은 아직 완성하지 못한 일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게 된 사람은 자기 삶을 던져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 p142
나는 아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몰랐다.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수용소에는 오는 편지도 가는 편지도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그것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내 사랑의 굳건함, 내 생각, 사랑하는 사람의 영상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사실 그때 아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도 나는 전혀 개의치 않고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는 일에 내 자신을 바쳤을 것이다. 나와 그녀가 나누는 정신적 대화 역시 아주 생생하고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나를 그대 가슴에 새겨 주오. 사랑은 죽음만큼이나 강한 것이라오." p78~80
2월엔 신작보다는 방 어딘가에 던져놓고 그동안 멀리해왔던, 또는 남의 집(?) 책장에는 이미 다 읽어 구석에 꽂혀 있던 것들을 집어다 읽었다.
명의 : 심장에 남는 사람 EBS <명의> 제작팀 저 | 달
EBS 다큐 <명의> 시리즈 중 18명의 명의를 선정해 책으로 펴냈다. 하나의 전공에 여러명의 명의가 있을 수 있지만 책에는 정형외과, 산부인과, 폐암, 간암, 위암 등 전공이 겹치지 않게 18명의 명의를 선정하여 정리하였다. 이 책에 나오는 의사는 TV나 영화처럼 삐까뻔쩍하지 않다. 제작팀이 여는 글에서 한 말처럼 그들은 하루 4~5시간의 수면과 병원과 환자가 전부이다. 평소엔 밥도 근사한 식당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김밥이나 떡이 전부이다. 이들의 평생은 병과 수술과 싸우는 것이고 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역시 명의는 그냥 아무다 되는게 아니구나... 후아~ 400p정도 되는 책에 18명의 내용을 정리하자니 각각의 내용이 무척 짧게 느껴진다. 한명 한명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이 없음이 안타까왔다.
이외수 오감소설 칼 이외수 저 | 해냄
이외수선생은 사실 책보다 TV에서 더 많이 접했다. 처음 접한 그의 책이 하악하악이었다. 소설가인 이외수 선생의 소설을 읽고 싶던 참에 동생네집에 가보니 <칼>이 있다. <칼>은 1982년도 작이다. 나이 40에 권고사직을 당한 초등학생 아들과 딸을 둔 가장 박정달씨(작가는 주인공에게 박정달씨라는 호칭을 썼다). 그는 언제나 약자로 살아왔다. 그랬기때문에 자신을 지키려고 어느날 구입한 칼이 계기가 되어 세계의 칼을 모으는 수집가가 되고 칼에 대해선 거의 박사급이 된다. 그는 권고사직 후 최고의 칼을 만들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 대장간을 만든다. 말투가 좀 촌스럽고 상황이 황당하기도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이제 거의 박정달씨의 나이가 되어가는 나 이기에 박정달씨를 이해할 수 밖에 없다.
빈방 박범신 저 | 이룸
<빈방>은 6편의 연작소설을 하나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주인공인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들이 각각의 에피소드로 나뉘인 하나의 장편소설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유명한 화가였던 어머니의 유산을 물려받아 용인 어느 시골마을로 이사와 그림을 그리는 '나'. 그러나 주인공 '나'의 그림의 가운데는 언제나 텅 비어있다. 야망도, 결혼도, 꿈도 없는 '나'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이다. 계속되는 '나' 지루한 일상이 읽는 나를 너무 지루하게 만들었다.
황진이 전경린 저 | 이룸
어느날 야링거네 집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에 갖고 나온 책이다. 숙취해소용 이랄까... 그동안 황진이는 TV와 영화로 많이 나왔지만 나는 여태 본적이 없다. 조선시대 최고의 기생이라는 황진이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이 책은 황진이의 일생을 다뤘다. 양반가문에서 자랐지만 탄생의 비밀을 알고 기생이 되며, 남자를 만나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자신은 평범한 일상을 누릴수 없는 운명을 깨달아 끝내 도를 깨친다. 기생이지만 그냥 기생이 아닌 황진이가 된다. 아마 조선시대의 풍습만 아니었으면 그냥 양반가의 딸로 살아갔겠지만 그렇게되었다면 우리가 아는 황진이는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큰 클라이막스가 없고 밋밋한 맛이 있어 읽고나서 약간 심심하다.
뇌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이세욱 역 | 열린책들
이름만큼은 엄청 들어본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책을 처음으로 접했다. 신경정신과 박사이자 천재적인 체스 대명인인 사뮈엘 핀처박사의 죽음.두 기자 이지도르와 뤼크레스는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취재를 시작한다. 큰 단락이 나뉠때마다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하며 소설은 진행된다. 현재 두 기자가 취재를 하며 진실에 접근하면 과거는 그 진실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그 과거가 현재가 되어 과거와 현재가 만난다. 그 진실속에 세상에 밝혀선 안되는 뇌의 기능(?)이 담겨있다. 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른 소설을 찾게 만들었다.
공무도하 김훈 저 | 문학동네
문자로 모든 상황을 이렇게 자세히 묘사할 수도 있나? 언어나 문자가 과연 우리 생각의 몇%나 표현할 수 있으며 또 그 생각을 잘 표현하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그러니 대화가 잘 안되고 오해를 하며 말이 생각과는 다르게 나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겠지... 이 책의 주인공(?)은 한국매일신문 기자 문정수, 번역가 노목희, 노목희의 선배로 노동운동을 하다 해망지역으로 떠밀려간 장철수, 오금자, 박옥출, 방천석 등이다. 그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자들이 살아가며 매일 일어나는 사건속에 그냥 그네들이 있을뿐이다. 소설속에 사람들의 대화는 별로 없다. 사건과 일상이 있을 뿐이다. 김훈은 그들의 일상을 그리기만 했다. 그것도 생생하게. 현실에 로또같은건 없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아마도 장철수의 말이 이 책의 모든걸 말해주지 않는가 한다.
......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다. 시급한 현안문제다......
원래 이렇게 책을 읽는 넘이 아닌데 1월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생겨(?) 책상위에 쌓아뒀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읽다가 잠들기 반복... 아직도 글자에 익숙치 못하다. 후~)
성공과 좌절 :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노무현 저 | 학고재
故 노무현 전대통령의 끝내지 못한 회고록과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리신 글.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2007년 9월부터 2008년 1월까지 청와대에서 가진 네 차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육성기록을 기록하여 한데 묶은 책이다. 정치인 노무현의 자기성찰과 인간 노무현을 가슴가득 느낄 수 있다. 다시 작년 5월 시청의 검고 노란 물결이 떠올라 잠시 가슴이 먹먹해졌다.
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저 | 돌베개
언젠가 절미네 집에서 술한잔 걸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시루가 침을 튀며 얘기했던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게 되었다. 유시민 전 장관은 헌법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누려야 할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권리와 의무. 다수의 침묵으로 활개를 치는 소수.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나의 권리를 누리겠다 마음먹는 계기가 되었다.
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저 | 웅진지식하우스
유시민 전 장관이 젊은 시절에 읽었던 책들 중 14권의 책을 소개한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앵겔스 [공산당 선언], 토머스 맬서스 [인구론], 알렉산드르 푸시킨 [대위의 딸], 맹자 [맹자], 최인훈 [광장], 사마천 [사기],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소스타인 베블런 [유한계급론], 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등의 14권이다. 이 중 내가 읽어본건 아쉽게도 단 한권도 없었다. 내 나이는 저자가 위의 책들을 읽었던 나이보다 한참이나 많다. 나의 습자지 같은 무지를 다시한번 느겼다. 그렇다고 [청춘의 독서]가 어렵다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다. 책의 예문들과 시대적 배경 등을 아주 적절히 잘 섞어서 마치 14권의 책을 다 읽은 느낌가지 들 정도다. 아무튼 하나하나 찾아서 읽어야겠다.
iCon 스티브 잡스 제프리 영, 윌리엄 사이먼 저/임재서 역 | 민음사
이 책은 스티브잡스의 어린시절부터 2005년까지의 까지의 관찰내용이다. 97년 복학하고 보니 과제 작업환경이 모두 바뀌어 있었다. 실크스크린이나 물감 등의 수작업은 사라지고 오로지 맥킨토시로 과제를 제출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PC는 MS 윈도우즈 기반의 PC가 아닌 맥킨토시였다. 그때 한글타자 연습 프로그램에 아주 간략하게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잡스와 워즈니악의 얘기가 있었다. 그 한글타자 프로그램 게임을 하면서 스티브잡스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맥에대해 상당한 불만이 있었는데, 과제 때 사용하는 뽀샵, 일러스트, 쿽 외에는 소프트웨어가 완전 빈곤했다. 게임은 완전 1차원 게임뿐 -ㅅ-;; 그때까진 학습용 컴퓨터만 만드는 회사인줄 알았다. 그런 맥의 애플이 지금 이렇게 ipod, iphone, ipad등으로 세계의 시장에 우뚝 설지 전혀 생각을 못했었다. 애플을 창시하고 20대 초반에 억만장자가 되었다가 애플에서 쫒겨나 픽사를 만들고, 다시 애플에 복귀하여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든 장본인. 인간적으로 어떻게 저런짓을? 하는 경우도 있고, 참 대단하다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430p의 분량이 생각보다 쉽게 읽혀졌다.
바리데기 황석영 저 | 창비
한쪽에 쌓아둔 책들 중 가장 위에 올라와 있는 [바리데기]를 들어 먼지를 탁탁 털었다. 아마 전에 읽다만 책인거 같다. 책갈피가 책 중간에 끼워져 있었다. 책을 한장 한장 넘겼다. 그런데 읽다가 만 책이 아닌거 같다. 첫장부터 읽었는데 처음 보는 내용이다. -ㅅ-;; 주인공은 북한의 소녀 바리이다. 딸 7명 중 막내인 바리. 바리가 90년, 2000년대를 살아오며 겪는 파란만장한 이야기이다. 가족에 문제가 생겨 북을 탈출하여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속아서 배에 올라 다시 영국 런던으로 가 결혼도 하지만 시련은 계속 된다. 북의 소녀 바리가 쭈욱 살아가는 시간과 장소를 횡이라 하고, 중간 중간 나오는 바리의 환상(또는 영의 세계)를 종이라 하면 소설은 횡과 종을 얽기 섥기 엮어가며 나아간다.
책표지가 예쁘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제목이다.(나중에 알고 보니 2008년도에 영화로 만들어져 호평을 받았다) 장바구니로 클릭!
둘도 없는 친구이자 둘도 없는 형제인 아미르와 하산. 한 집에 살지만 아미르는 주인집 아들이고 하산은 하인의 아들이다. 호칭은 아미르 도련님과 하산이며, 궂은일은 하산이 도맡아 하지만 둘은 그러면서도 친구이다.
이 책은 아미르와 하산의 이야기이며, 아미르의 치유의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그 안에 아프가니스탄의 아름다운 풍습과 슬픈 역사를 담고 있다. 소설의 제목인 '연을 쫓는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선 매 해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연싸움을 한다. 연싸움을 하다 연이 끊어지면 아이들은 끊어진 연을 찾아 뛰어 가는데, 연싸움에서의 1등은 물론 그 중 마지막까지 남았다가 끊어진 연을 갖는 아이는 그 마을의 영웅이 된다. 보통 도련님들은 연을 날리고 연이 끊어지면 하인이 끊어진 연을 쫓아간다. 소설 제목의 '연을 쫓는 아이'는 아미르의 든든한 하산이다.
아미르는 연싸움이 끝난 후 큰 실수로 하산을 멀리하고 괴로워 한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소설가로 어느정도 명성을 쌓은 후에도 그 괴로움은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평화로운 아프가니스탄에 소련군이 침공하고 아버지 바바와 아미르는 미국으로 망명한다. 그 후 둘은 갖은 고생을 하며 살아가다 아미르는 결혼을 하고 소설가가 된다. 바바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친구이자 아미르의 든든한 지원자였던 라힘 칸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아미르는 라힘칸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고 하산의 아이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마음속에 있던 그 괴로움, 아픔, 상처.아미르는 자신 내면의 치유를 위해 용기를 낸다. 그리고 치유를 위한 여행을 떠난다.
모든 사람들은 아마 아미르와 같은 상처가 하나, 둘씩 있을 것이다. 여기서의 상처는 누군가에게 받은 아픔이 아니라 부끄러운 상처다. 나만의 편안함을 위해 모른척하거나 어떤 사실에 대해 외면하여 자신이 자신에게 준 부끄러운 상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가슴을 뜨끔거렸다. 그런 상처에 대해 누군가는 모른척 살아갈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시는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다.
어느날 동생네 집에서 술한잔 기울이다 책장 깊숙이 있는 김약국의 딸들에 눈이 갔다. "저 책 잼있냐?" "오빠, 저 책 아직도 않 읽었어?" "뭐... 응..." "꼭 읽어봐"
동생에 집에서 들고 온 김약국의 딸들. 책은 오래되어 약간 누르스름했으나 구겨진곳 없이 말끔했다. 그러고보니 난 박경리 선생님의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김약국의 딸들도, 토지도... 첫장을 넘기니 올 초에 놀러갔던 통영이 배경이다.(나중에 알고보니 선생님은 통영출신이셨다) 1800년대 말 그 시절의 통영에 대한 시대적 공간적 묘사로 시작된다.
소설은 김약국이라 불리는 김성수의 딸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김약국의 탄생배경으로 소설은 시작되고 김약국이 눈을 감으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조정래 선생님의 대하 소설이 그 시절 가난하고 핍박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김약국의 딸들은 그 시절 부유한 어느 집안의 이야기이다. 김성수는 한의원을 하는 큰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아 사람들에게 김약국이라는 이름으로 오랜시절을 불리운다. 김약국은 한실댁을 얻어 아들을 보지만 어린시절 죽고만다. 그리고 그 밑으로 딸 다섯을 본다. 첫째 용숙, 둘째 용빈, 셋째 용란, 넷째 용옥, 다섯째 용혜. 한실댁이 한뱃속에서 난 자식들이 어찌 이리 다를까... 라며 한탄하듯 그 딸들은 각자 나름대로 뚜렷한 성격을 지닌다. 다섯딸들의 성격속에서 그 시절 모든 인간군상들의 성격이 담겨있다. 욕심이 가득한 첫째 용숙은 일찍 시집을 갔지만 과부가 되어 돌아오고, 둘째 용빈은 공부를 잘해 대학을 가고 선생님이 된다. 집안에 부는 소용돌이 속에서 첫째가 못하는 맏언니 노릇을 한다. 셋째 용란은 천방지축으로 꺼리끼는 것이 없고, 넷째 용옥은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모든 고생을 감내한다. 그리고 다섯째 용혜는 어려 그녀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적어서 잘 모르겠다. *^^*
그래서 그런지 어느 한 가정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 시절 통영 사람들 모두의 이야기같은 느낌이다. 남자와 여자, 지주와 소작농, 주인과 하인.... 책 전반에 흐르는 통영사투리는 태백산맥의 벌교 사투리와는 또 다른 구수한 맛을 더해준다.
지지고 볶고 잠시 숨 돌릴 틈 없는 인간 군상. 저들 중 누가 나와 비슷한지 잠시 생각해본다.
공지영 장편소설 도가니, 어떠한 정보도 없이 이 책을 샀다. 도가니의 뜻이 여러가지 여서인지 제목만 보고 궁금증이 일어나 산거같다. 내가 좋아하는 도가니탕의 도가니인가, 술도가니의 도가니? 또는 열광의 도가니의 도가니인가. 책을 한장, 두장 넘기다보니 어느새 마지막장을 덮었다. 시간은 새벽 3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후~
주인공 강인호는 세상에 떠밀려 무진시 장애인기숙학원인 자애학원 선생으로 부임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장애인 인권 유린 사건들. 경찰을 포함한 지역의 사람들이 모두 피의자를 두둔하는 현실. 그리고 그 현실을 돌파하며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 그러나 현실은 진실을 보려하지 않고 진실이 밝혀지면 일어날 풍파를 두려워하며 끝끝내 변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지난 2005년 '광주인화학교'라는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모티브로 쓰였다. 기사 그래서 픽션이면서 논픽션이다. 소설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끝이 났지만 현실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진실이 가지는 유일한 단점은 그것이 몹시 게으르다는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자신만이 진실이라는 교만 때문에 날것 그대로의 몸뚱이를 내놓고 어떤 치장도 설득도 하려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진실은 가끔 생뚱맞고 대개 비논리적이며 자주 불편하다. 진실 아닌 것들이 부단히 노력하며 모순된 점을 가리고 분을 바르며 부지런을 떠는 동안 진실은 그저 누워서 감이 입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 도처에서 진실이라는 것이 외면당하는 데도 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 있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나에게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난 주저없이 두 분을 이야기 한다. 한 분은 최배달로 더 알려진 최영의 선생님이고, 다른 한 분은 조정래 선생님이다. 두 분의 공통점은 인간이 한계라고 느끼는 어떤 것들을 거슬러 대단한 업적을 이룩하신 것이다.
96년, 세상물정 단 1그램도 모르던 내게 선배가 권해 준 책 [태백산맥]. [태백산맥]을 읽고 난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누구도 내게 해주지 않았던 그시절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얄팍한 지식은 껍데기이며 거짓이었다.
그 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모두 사 모았다. 이 책들은 살아있는 역사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카가 자라면, 또 내 새끼가 태어나면 꼭 읽게 할 책이다. 그 뒤로 나오는 조정래 선생님의 책은 모두 사서 읽는다. 그리고 매체에서 나오는 조정래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는 인간 조정래에게 관심이 갔다. 과연 어떤 분이길래 이런 책들을 쓰셨을까?
[황홀한 글감옥]이란 책이 새로 나왔다. 부재는 '조정래 작가 생활 사십년 자전 에세이'이다. 책은 독자의 질문과 선생님의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며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이 풀어지고, 또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선생님과 책 속의(책을 쓰신 분이니 실제로도) 선생님이 너무 같아 안심(?) 되었다. 질문에 대한 선생님의 답은 전혀 딱딱하지 않다. 마음이 느껴지는 진실된 글이며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답해 주신다. 간혹 딱딱해질까 글 사이사이 괄호를 열어 농담도 던지신다. 이 책은 인간 조정래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의 정신이 깊이 녹아 있다. 언제나 진실을 향해 꿋꿋이 한 길을 가시는 선생님을 존경한다.
누군가 진실을 향해 나아가다 또는 진실이 아니더라도 삶이 힘겨울 때 이 책을 본다면 위안을 얻을 수도 있다. 내가 힘든건 힘든게 아니구나... 이런 위안.
12세기 잉글랜드. 아이들만 살해되는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수사관 시몬과 시체 검시관 아델리아, 그리고 그녀의 경호원 만수르가 파견된다. 여자는 의사가 될 수 없는 잉글랜드에서 조심스레 수사를 해야하는 아델리아는 아이들 시체를 검사하며 주위의 모든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책이 중반으로 갈수록 갠적으로 너무너무 지루해서 간신히 간신히 책장을 넘겼다. 중반에는 추리소설이라기 보단 뭔가 터지는 것도 없이 주위 상황을 설명하는 그냥 서술이라고나 할까... 거기다가 요즘 CSI, 덱스터 등 꽤 괜찮은 미드와 범죄스릴러 영화에 비해 마지막이 너무 허탈해서 맥이 탁 풀린다. 범인과의 마지막 대결 후 안타까운 재판과정에서 긴장감이 좀 있긴 하지만 그동안 본 555페이지는 다 어디가고 한줄요약밖에 생각이 나질 않는다.